콘텐주 · 2026-03-08
2019년, 누군가 저한테 유튜브를 해보라고 했습니다. 카메라 앞에 얼굴을 내민다는 것, 그게 너무 부끄러워서 거절했습니다.
그래도 결국 시작은 했습니다. 대신 얼굴은 숨겼죠. 화면 녹화에 목소리만 얹었습니다. 그게 저의 타협이었습니다. 보여주되, 다 보여주지는 말자.
그런데 사람이 묘합니다.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얼굴을 공개하게 됐고, 그것도 익숙해질 무렵 — 라이브 방송을 하고 있었습니다. 편집도 없고, 대본도 없고, 실수를 숨길 곳도 없는 그 라이브를.
그러다가 어젯밤, 팟캐스트 녹음 버튼을 눌렀습니다. 2026년, 저의 새로운 도전입니다. 이건 또 다른 차원의 창피함이더군요. 목소리가 좋은 것도 아닙니다. 발음이 또렷한 것도 아닙니다. 영상에서는 표정이라도 있지, 팟캐스트는 목소리가 전부잖아요.
화면 뒤에 숨고, 얼굴을 숨기고, 편집 뒤에 숨었는데 — 이제는 숨을 곳이 없습니다. 그냥 저입니다.
솔직히 AI 음성을 쓸까도 고민했습니다. 여러분의 귀를 보호해드려야 하는 거 아닌가 싶어서. 근데 결국 제 이기심이 이겼습니다. 부족하더라도 제 목소리로 하고 싶었습니다. 어색하지만, 그래도 공개합니다.
아, 그리고 처음 알았는데 애플 팟캐스트 하려면 프로그램을 결제해야 하더군요. 비싸진 않지만 커피 네 잔 값이 사라졌습니다. 그러니까 더 열심히 해야 합니다. 커피 네 잔의 무게를 짊어진 팟캐스트, 들어주셔야 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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